prologue) 진화론 조사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 진화론 때문에 신을 믿을 수 없다고 말하는 많은 아이들과 어른을 위해 -
0. 들어가는 말
진화론이 관심 분야였던 적도 있었고 언젠가 꼭 다뤄보고자 하는 주제였기에 이 주제에 대해 접한 내용도 적지 않습니다.
에버노트를 살펴보니 십여년전, 생물학전공을 한 친한 친구의 페이스북에서 진화론적 세계관에 기반해 기독교세계관을 '디스'하는 밈에 장문의 글을 적었던 적도 있고...지인의 아들이 작년에 중학생이 되었는데 진화론이 사실인데 신이 어딨냐며 교회를 나가지 않게 된 사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주제에 대해서는 이공계 배경을 가지신 분들이 이미 많은 자료들을 인터넷 곳곳에 올리신 걸 보고 후순위로 미뤄두고 있었습니다.
우선 진화론이란 키워드를 가지고 던질 수 있는 질문은 많습니다.
(0) 진화? 적응? 성장?
지난 30년간 진화라는 단어가 남용되기 시작합니다.
포켓몬의 영향일까요?
분명 '환경에 대한 적응'이란 단어로 사용할 수 있는 문맥에서도 '진화'라는 단어가 사용되고,
'성장'이란 단어를 사용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문맥에서도 '진화'라는 단어가 사용되기 시작합니다.
(달걀이 닭이 되는 건 물론, 올챙이가 개구리가 되는 건 모습이 완전히 달라지지만 그건 진화가 아니라 성장입니다.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 건 진화가 아니라 '변태' 이죠 -Pervert가 아니라 Metamorphosis-)
디지몬의 영향일까요?
업그레이드란 단어를 써도 되는데 '진화'랍니다.
(1) 과학자의 시선에서 시작하면 “정확히 어떤 진화론을 이야기 하는 건가?” 라는 더 복잡한 이야기를 늘어놓게 하는 질문으로 시작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주제에 호기심을 갖게 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구분에 대해 깊은 관심이 있지 않을 것 같아요.
(참고로 여섯 가지로 나눠보자자면, 이렇습니다. Cosmic Evolution-시공간의 기원을 이야기하는 우주적 진화, Chemical Evolution-원소들의 기원을 이야기하는 화학적 진화, Stellar and Planetary Evolution-행성과 은하계의 진화, Organic Evolution-무생물에서 생명의 기원을 이야기하는 유기진화, Macro-Evolution종과 종을 뛰어넘는 대진화, Micro-Evollution 종 안에서의 다양함을 이야기하는 소진화)
주로 ‘생물학적으로 국한된 유기진화에서 대진화 정도까지 가설들을 이야기하거나, 진화론 중 유일하게 관찰을 근거로 한 ‘소진화’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현재 과학의 한계를 초월하는 주장을 할 수도 있겠죠.
(2) 밀러-유리의 실험(Miller-Urey Experiment, 1953) 으로 이미 무에서 생명이 탄생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믿고 계시는 분들은 유기화학자이자 나노공학자 제임스 투어 교수가 비평하는 생명의 기원 연구에 대한 비평(링크)을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초등학생들이 보는 ‘WHY? 시리즈’에서 마치 그게 과학적 팩트인 것처럼 설명한 걸 그대로 믿으시면 현 과학계의 의견과 동떨어진 ‘상식인 줄 알고 예전 가설을 믿는’ 안타까운 상태일 수 있습니다.
교양프로그램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보셨을 생명의 기원에 대한 과학 다큐들 역시도 대중의 눈높이에 맞추면서 대중의 취향을 고려해서 제작되는 과정에서 현실과 동떨어진 허상을 전달했을 수 있죠.
(3) 한편 기독교인들의 관점에서 시작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죠.
진화론을 믿으면 크리스천이 될 수 없나?
진화론과 유신론은 대립하는가?
유명한 크리스천 리더들 중 진화론을 수용하는 사람은 없는가?
진화론은 성경적 세계관과 상충되는가?
여러 방법에서 접근할 수 있겠죠.
이미 자신의 입장이 반기독교적인 분들. 한국 개독교와 개신교신자들이 너무 싫으신 분들은 아마 이미 확고한 주관적 입장이 있으시기 때문에 그 어떤 과학적 반론도 고려할 수 없는 심리적 상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답을 정해놓고 시작하는 거라면 탐구의 의미가 없죠.
약간의 건전한 의심, 그리고 가능성, 진실, 팩트를 찾고자 하는 탐구심이 있으신 분들께 의미가 있는 글이 되길 바라며,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1. 모두가 할 수 있는 생각실험
이 글을 읽고 계신 대부분은 생물학 전공자가 아닐 겁니다. 물론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전 그저 전문분야의 사람들의 연구와 의견을 읽어봤을 뿐이죠.
생물학을 박사까지 공부했다한들 사실 진화론과 무관한 “의미있는 지식”을 배우고 관련 연구와 응용으로 바쁜 삶을 살고 계실 거에요. 학계에서의 진화론에 대한 지지여부는 ‘정치적 입장’과 비슷한 것이고 실제 연구의 대부분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기원전의 사람들부터 현대 과학의 시대에 살아가는 우리들 모두가 할 수 있는 생각실험을 해보죠.
굳이 있어보이는 한자들을 사용하자면 논리적 사고라는 단어를 쓸 수 있겠네요.
시간순으로 가정을 해볼게요.
[시공간과 원소들이 시작된 어떤 시작점]이 있었고, 거기서 어떤 자극들을 통해 단순한 생명이 시작되고, 단순한 생명들이 돌연변이를 통해 진화를 하고, 더 복잡한 생명체가 되고, 더 복잡한 생명체들이 긴 시간을 거쳐 존재하다보니, 우연히 지능을 갖게 되고, 또 오랜 시간을 거치다보니 ‘지성’을 갖게 되었다.
(1) 어떤 시작점에 대한 연구는 우주를 관찰하다보니 발견된 거죠.
확장되어가고 있는 우주. 그걸 반대로 생각해서 시간을 되돌리면 시작점이 있는 우주가 있고. 그 이전엔 모든 수치가 0인 무의 상태가 있었겠죠.
(빅뱅 이론 이전엔 과학계는 대부분 우주는 처음부터 존재해왔다- 라는 이론을 믿고 있었죠)
과학적 사고라고 생각됩니다. 체크.
(2) 그럼, 다음. 어떤 자극들을 통해 단순한 생명이 시작되었다는 부분을 생각해봅시다.
#1 그 생명을 위한 원소들이 먼저 존재해야 합니다.
빅뱅을 통해 우주에 퍼졌다고 해도,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원소가 생겨났다고 봐야 합니다.
어떤 별에서는 그런 화학원소들이 아미노산이 되고 어쩌고 단백질이 생성되고 어쩌구 하는 디테일이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선 유기화학자 제임스 투어 교수가 워낙 과학적으로 신랄하게 비평을 하고 거기에 대한 의미있는 반론을 할 수 있는 과학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철학적으로 공격할 뿐이죠.
#2 여기에선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와 같은 풀리지 않는 문제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2010년 과학자들이 닭이 먼저라는 연구를 제시했죠)
단백질이 먼저냐, 아미노산이 먼저냐. 단백질이 먼저냐 DNA가 먼저냐 …(물론 그 외에도 많은 의문점들이 있죠)
RNA가 자기복제가 가능하니깐 해결된 거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그 RNA의 시작점 역시 미지의 영역..
#3 그 외에도 재료들이 준비되었다고 그게 구성을 이루는 건 또 다른 별개라는 문제점도 있습니다.
탄소가 있다고 그래핀이 쉽게 만들어질 수 있는 게 아니듯 복잡한 조건과 요소가 다 충족되어야 가능합니다.
현재 과학수준으로도 세포를 구성하는 요소들이 주어진다고 해도 '살아있는' 세포를 만들어낼 수 없습니다.
하물며 자연상태에서 심해열수구에서 노출되는 것으로 생명체가 생성될 수 있다는 건 입증할 수 없습니다. 확률도 너무 희박하고 그냥 비현실적이라고 보는게 더 합리적입니다.
반숙계란을 만들고 싶다고 가정해봅시다. 특정 온도에서 가열시간이 초과하면 반숙이 아니라 완숙이 되어버립니다.
빵이나 케익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실패했다고 처음부터 다시하면 된다는 걸 자연상태에서 가정하는 건 현실적인지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고도의 전문성을 보유한 연구진들이 실험실에서 엄격한 조건과 단계를 거쳐 생성해야 만들어지는 것들이 자연상태에서 우연히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게 오히려 비과학적일 수 있습니다.
(3) ’생명체’라는 것이 탄생할 때는 (어디까지 생명으로 구분할 것이냐- 라는 것도 더 깊이 들어가면 오리무중이 됩니다만..) 일반인들인 우리가 생각할 때, 당연히 먼저 유성번식을 생각할 것이고, 좀 더 아는 분들은 무성생식도 생각할 수 있겠죠.
그럼 원소들이 어쩌다가 ‘생명체‘가 되었다고 가정 한 후에는 ‘성‘의 시작이라는 난제가 또 있습니다.
무성생식이 먼저냐, 유성생식이 먼저냐, 어쩌다가 ’성세포’가 시작되었나?
세포 단위는 잘 다가오지 않으니 우리 눈에 보이는 동물 단위로 가보죠.
첫 동물이 생겼다고 가정하면, 그 후의 번식을 위해서는 또 다른 짝, 번식의 대상이 존재해야 합니다.
혼자 있으면 아무 것도 못해요.
아무리 긴 시간이 있어도 난 후손을 남겨야겠으니 무성생식을 하겠다고 할 수 있었을까요?
그럼 어느 시점에 두 쌍이 있어야 그 다음부터 번식이 가능하겠죠.
이 두 쌍이 있어야 현 가설에서 말하는 ’엄——청나게 긴 시간‘을 거쳐 돌연변이가 누적되어 소진화도 하고, 다른 종이 되는 대진화도 이뤄낼 수 있겠죠.
우연히 한 생명체가 생겨났는데, 긴 시간 동안 기다리다보니 또 다른 생명체가 생겨나는 걸 기다려야하는데, 도대체 얼마나 기다려야했을 지 모르는 그 시간 동안 또 살아있어야 합니다.
어려운 문제가 또 하나 생겼습니다.
(4) ’단순한‘ 생명체는 정말로 단순한가?
복잡한 생명체로 넘어가기 전에 ’단순한‘ 이란 단어에 잠시 머물러봅시다.
세포에 대한 지식은 100년전과 지금이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찰스 다윈의 시대에 ‘단순한 세포’를 현대 과학으로 살펴보니 세포가 단순하지 않네요.
세포 안을 살펴보니 공장 같아요.
단순한 세포 안에 복잡한 것들이 잔뜩 있는데 이게 또 제 각기 기능을 합니다.
그 기능을 하는 녀석들을 분자 단위까지 살펴보고 나눠봅시다.
그래야 단순한 것들이 복잡한 것이 되었다는 가설이 성립되니.
근데 그 기능을 하는 단순한 것 안에 모터기능을 하는 녀석이 있네요.
그걸 더 이상 나눌 수 없습니다. 처음부터 얘네들은 이런 기능을 위해 구성된 부품이에요.
-찰스 다윈 시대의 진화론이든, 리차드 도킨스의 시대의 진화론이든 가장 단순한 생명의 기초 단위인 세포가 단순하지 않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됩니다.
(5) 정보의 시작
‘기능을 하는 부품’ 말고도 문제가 또 있죠.
컴퓨터를 구성하는 하드웨어가 준비되었다고 그게 컴퓨터로 기능할 수 없습니다.
각 부품들을 통해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언어'가 필요하죠. 즉 정보의 개입이 존재합니다.
DNA, RNA 라는 엄청난 양의 정보.
유전자들이 뭘하고 어떻게 발현되어야 하고…
그저 DNA, RNA만 복잡한 게 아니죠. 탄소
교과서에서는 단순하게 그려진 세포막만 해도 그 기능을 하는 게 어마어마 합니다.
(6) 돌연변이: 확률과 시간의 싸움?
영화 엑스맨 시리즈나 닌자거북이 포켓몬에 익숙한 세대에서는 돌연변이가 슈퍼파워를 줄 것 같은 인상을 주지만, 현실에게 가장 친숙한 돌연변이는 암입니다.
돌연변이가 생명체에게 좋은 쪽으로 발생할 확률은 없다시피 합니다.
그리고 그 확률을 지금 계산된 지구의 나이에 적용을 해도 수학적으로 불가능합니다.
(7) 무의식에서 의식으로
- 무의식에서 의식이 발생하는 과정 역시 알려진 바 없습니다.
(8) 무지성이 지성이 되는 과정?
- 의식과 마찬가지로 지성 역시 과학적으로 그 시작점을 알 수 없어요.
- ’두뇌가 커졌다‘ 라는 걸로 설명이 되었다고 주장할 수 없죠.
(9) 도덕의 시작
- 그 와중에 인류가 생겨나고 그들에게 도덕성이라는 개념이 생겨납니다.
(10) 우연히 생겨난 기능하는 복잡성
-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경험한 모든 복잡한 것들은 보다 복잡한 존재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자동차, 스마트폰 같이 많은 부품을 가진 복잡한 사물도 인간에 비해 복잡하지 않죠. 우리가 더 복잡한 지성체이기 때문에 그런 걸 만들어 낼 수 있죠. 그게 논리적인 해석입니다.
하지만 진화론을 가정하기 위해선 그 논리적 사고를 포기해야 합니다.
“우연히”와 “어쩌다가”라는 단어는 비과학적인 것 같으니 “그 과정은 알 수 없으나”, “오랜 시간을 거쳐” ,“ 밝혀지지 않은 매커니즘을 통해” 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거죠.
굳이 공식화 하자면 :
무생명 x [알 수 없는 시작] x [알 수 없는 매커니즘] x [아주 아주 긴 시간] = 단순한 생명
단순한 생명 x [알려진 바론 확률이 너무 희박하지만 유익한 돌연변이] x [아주 아주 긴 시간] = 더 나은 생명체
위와 같은 전-혀 과학적이지 않은 것 같은 가설이라는 인상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다만, 현시대의 세계관의 패러다임, 그 디폴트가 ‘반종교적’ 무신론적이고, 종교적 주장보다 ‘과학적’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3. 우리가 마주해야 할 질문
진화론에 대해 생각할 때, 이렇게 찬찬히 살펴보며 생각해본 적 있으신가요?
그런 고민을 거쳐 진화론을 ‘팩트‘로 믿게 되셨나요?
아니면 주입식 교육 과정의 ’외워야하는 내용‘을 받아들이신 건가요?
과학자들, 전문가들이 한 연구를 교과서 편찬 위원회에서 어련히 선택했을테니 무한신뢰를 부여하고 ‘팩트’라고 믿고 있으면 될까요?
어른이 되고 나서 보니 어떤가요?
교과서 편찬위원회나 과학자들은 고결하고 진실에 목숨을 건 사람들이던가요?
직접 생각해보지 않았다면 우리가 왜곡된 역사교육을 받은 사람들을 나무랄 자격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게 일본 국민이 독도는 일본땅이라고 주장하든, 중화인민공화국의 네티즌들이 김치도, 한복도 중국 문화라고 하든, 그들과 똑같은 겁니다. 대다수가 그랬듯이 주류문화, 공교육과정에서 배운대로 믿는 건데. 결국 누가 뭘 가르쳤냐의 차이이지, 행동패턴이 다르지 않은 게 됩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의 연령대의 따라 교육과정에서 배운 내용의 차이가 발생합니다.
특히 생물학 교과서의 내용에 수록된 내용은 수정되어야 할 부분이 꽤 있겠죠.
과학은 늘 발전합니다.
멋진 말이지만 그 말은 과학은 시대의 패러다임에 국한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빅뱅 이론 전의 우주론이 그랬고, 유전학과 양자역학을 알기 전이 그랬습니다.
과학은 때때로 불완전 합니다.
완벽하다는 착각을 가질 때 그게 맹신이고 그게 종교가 되죠.
과학자가 아닌데 과학애호가로서 ‘과학을 종교화‘ 하고 있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진짜 과학자들은 과학의 범주와 한계를 알고 모른다고 하는 영역에 대해서도 확신을 가지고 착각하며.
반대로 종교를 가진 이들 중에서는 종교경전이 명시하지 않은 내용에 대해서도 불필요한 확신을 가지고 세계관을 국한 합니다. 성경적 세계관을 과학적 연구가 지지하는 경우가 있기도 하지만 성경책은 과학 교과서가 아닙니다.
정말로 신이 이 세상을 창조했고 과학자들이 발견하는 법칙들이 신이 창조한 세계의 시스템이라면 피조물들은 겸손함을 버리면 안될 겁니다. 그 과신이 자신을 진실과 멀어지게 할 거니까요.
교만에 빠진 모든이들이 현실과 멀어지듯이.
비전문가인 제 생각은 여기까지 저보다 훨씬 똑똑하고 과학적 지식이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 본 프로젝트를 이어가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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