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IN-OFF: 사랑에 대한 오해/요상(辽想)한 아빠의 육아 이야기

육아특집: 3부-육아 철학/이론 비교 (조던 피터슨 vs. 가보 마테+고든 뉴펠드) - (주제: 수면교육, '타임아웃', 영유아 영상

HYOZAN 2022. 12. 20. 18:30

0. 들어가는 말

"You're my whole world 넌 내 세상의 전부야" 누군가가 들으면 부담스러울 것 같은 저런 말을 해도
저 대사가 나오는 장면이 사랑스러운 아이를 바라보는 부모라면 아마 저런 말도 그저 '스윗sweet'하게 들릴 수 있겠죠. 그만큼 아이는 부모에게 소중한 존재이고 그런 아이들에 대한 부모의 사랑은 다른 어떤 것보다 클 겁니다.

그런 소중한 아이를 키우는 '방법'과 '철학'에 대한 어떤 의견과 제안이 본인이 아이를 대하는 방법과 차이가 있다는 걸 느끼게 되면 '틀린 기분' 내지는 '지적 받는 기분'이 들겠죠.

그렇기 때문에 '사람의 성향'에 따라 자기 긍정이 강한 분들은 '내가 하고 있던 게 제일 낫다' 고 생각하거나, 깊게 생각하는 걸 싫어하는 성향의 부모들은 '어차피 .....' 로 시작되는 어떤 심플한 결론으로 바로 귀결시킬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긍정과 위로가 최고의 사랑이라고 전하고 있는 문화 속에서 '비평'은 일단 거부감이 들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발전'과 '개선'을 추구하는 사람/조직일수록 그런 비평을 찾아서 듣곤 하죠. 그래서 기업들은 '컨설팅'을 통해, 가정/부부/부모들은 '카운셀링/상담'을 통한 가정 속 문제를 찾기 위해 사람들은 돈을 들여 문제를 찾아내려 합니다. 그리고 '문제를 찾기 위해 문제를 찾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해결을 위해 문제를 찾고자 하는 이들]은 해결책을 향해 한 발자국 더 다가가게 되지 않을까 생각 됩니다.

전 전문가가 아니고 배워가는 입장에서 배운 내용을 나눠보는 중입니다. 이번 글에서 다루게 될 내용들 중 어떤 내용들은 우리 부모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육아의 지식이 과잉 생산되는 인터넷 세상 속 이번 게시물이 유익한 글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1. 가보 마테 (Gabor Maté) 박사의 주장


정치계에서 좌파와 우파가 있듯이 학계에도 스펙트럼이 존재합니다.

육아특집 2부에서 조던 피터슨의 주장을 많이 인용했지만 그가 주장하는 게 '진리'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아무리 현명한 사람이라해도 신이 아닌 인간의 의견은 늘 한계와 맹점이 있다고 가정하는 게 현명한 걸테니깐요. 특히 현대사회는 전문가일수록 자신이 가진 전문적인 지식을 기반으로 해서 세상의 모든 것을 해석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도 발견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편협적인 시선대신 보다 균형잡힌 시선을 갖고 육아에 대한 지혜를 섭력하고 싶은 마음에 다른 학자의 의견도 참고하려 합니다.

육아특집: 2부- 조던 피터슨이 제안 하는 다섯 가지 규칙(feat. 오은영 박사의 10가지 지침)

(육아특집: 1부-유행하는 육아 철학 vs. 성경의 잠언 (feat. 조던 피터슨)에 이어 계속...) 배경 요약: 육아 중인 직장인이자 아빠로서 요즘 유행하는 육아철학과 성경의 가르침과 비교해보다가 우연

bitl.tistory.com

1) 아이를 망치지 않는 법


2021년 첫째를 키울 때 수면 교육에 대해 알아보던 중 접하게 된 유튜브 영상 중, 가보 마테 라는 트라우마, 중독 전문 심리학자가 있습니다.

https://drgabormate.com/about/



무려 영상 제목이 "How not to screw up your kids - You've got the first three years to get it right "아이를 망치지 않는 법: 당신에겐 제대로 할 수 있는 첫 3년이 있다(직역) | 첫 3년 동안 잘해야 한다(의역)" 이었기 때문에 안 들어볼 수 가 없었습니다. 인상이 깊었는지 기록해두었던 게 있네요.


전직 은행가이자 유튜버/팟캐스터 브라이언 로즈 (Brian Rose)라는 와의 인터뷰 영상에서 가보 마테 박사는 한동안 제게 엄청난 압박을 남겼던 말을 했습니다.

주로 첫 7년이 중요하다고 하죠.
전 첫 3년이 핵심이라고 말합니다.
(The First seven years are crucial, I would say the first three years are the nub of it)

그리고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첫 3년을 잘 해놓으면 릴렉스 할 수 있어요.
만약 첫 3년을 잘못 해놓으면 수 십년간 만회(치료) 해야 할 겁니다.
(I also say to people you get the first three years right? you can relax. If you don't get the first three years right, you'll be practicing remedy or parenting for decades. )


※ 조던 피터슨 역시 2017년 토론토 대학 (University of Toronto)에서 가르친 일련의 심리학 강의 "인격과 인격 변환(형성) | Personality and its transformation (총 20강)"이란 강의 (영상링크) 6강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있었죠. -- "4세가 되기 전까지 아이를 잘 가르쳐야한다. 그래야 편하다."

이제 만 세살이 되지 않은 두 아이의 아빠로서 꽤 큰 책임감을 느끼게 하는 말이었습니다.


어린 아이를 둔 인터뷰어는 가보 마테 박사에게 아이가 말도 못하고 너무 어려서 어떻게 대해야 하는 지 모르겠다며 토로합니다.

가보 마테 박사는 자신이 아이를 키울 때 잘 해내지 못했던 것에 대해 말합니다. 아이가 지적으로 성장해서 나와 소통할 수 있을 때를 기다리기만 했지, 아직 말도 못하는 아이와 어떻게 함께 있어줘야 하는 지 몰랐다고.

(인터뷰 원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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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well, first of all, you'd know because, there I am with my son and I am not finding rest it in. So I don't know how to be there with him. I don't know how to be there for him. and I was like that. I was always waiting for my kids to grow older when I couldn't intellectually engage with them. Now, we have something in common. But the sheer act of being or the sheer state of being, I could never acheive with them.

And it's interesting as I look at my brothers, they are wonderful with their kids, they're so spontaneously there for them. I never knew how to do that, you know.


그리고 아이들은 부모가 곁에 있는 걸 느끼고 지속적인 존재감만으로도 아이와의 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합니다.

인터뷰어: 아이들이 (말할 수 있을 때까지) 자랄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기회를 놓치는 거군요?
So while you're busy waiting for them to get old enough to talk and engage you've already missed the window.

가보: 그렇죠. 진정한 관계는 단어(언어)에 의존하지 않습니다. 그건 함께 할 수 있는 능력에 달려 있죠.
You've missed it because real relationship depends doesn't depend on words. It depends on the capacity to be with.

인터뷰어: 아이들은 '나는 너와 여기서 함께 있다" 라는 그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거군요.
They can just sense that energy from you 'I'm just here with you.'

가보: "그리고 난 너의 존재를 환영한다. 너의 존재가 나와 함께 있다는 걸 좋아한다. 네가 나와 함께 있어서 난 너무 기쁘다".라는 것도요. 그게 아이들이 부모로부터 듣고 싶어하는 겁니다.
and I welcome your presence. I welcome you to exist in my presence. I'm overjoyed to have you in my presence. That's what the child needs from the parent.

...... (중략)......

인터뷰어: 그리고 그게 아이들의 인격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거군요?
I: Okay, and that already starts changing their personality, right?

가보: 그게 (아이들의) 인격을 다듬어가죠.
G: That shapes their personality.


그리고 인터뷰어가 통상적으로 아이가 아빠보다 엄마와 더 특별한 유대관계를 맺는 것에 대한 질문을 하자 이렇게 대답합니다.

엄마들은 (아빠와 아이와의 관계와 다른) 특별한 관계를 맺습니다. 하지만 그건 엄마가 늘 아이와 함께 있기 때문이죠. 반대로 아빠는 아이들을 '방문visit'합니다. 주로 일을 하러가고, 몇 시간 후에 집에 '방문'하고,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다시 나갑니다.'

집에서 아이를 키우는 아빠들은 아이들에게 '엄마'가 되는 법을 압니다.
그래서 이건 성별 문제가 아닌 관계의 문제 입니다.

또 엄마들은 '아이로부터 훈련' 받는 것을 허락합니다 (아이에게 맞춰가는 것). 반대로 아빠들은 자기 기대치를 아이에게 강요하려 하죠. 모두 그렇다는 게 아니라 전반적으로 그렇다는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그래서 육아휴직, 육아 휴가가 있는 선진국가의 아버지들은 그렇지 않은 일반적인 아빠와 달리 아이들과 관계를 맺는 법을 배울 수 있죠. "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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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hers form a different bond. But only because mothers are present with their kids. Where as the fathers tend to visit the kids. You know, the father goes to work typically, and visits at home for a couple of hours. and then takes off again, next morning. Those fathers who stay home with their kids. They learn to how to 'mother' their kids.
So it's not a gender issue, it's a relational issue.

And the mothers allow themselves to be 'trained by the kids', whereas the fathers tend to impose their own expectation on the kids. This is not universal. I am talking by and large.

So those fathers who have the good fortune like in the civilized countries where parents are given paternity leave, those fathers learn to relate to their kids in a different way than the average fathers somewhere else. "



※ [안물안궁] 개인적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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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처음엔 말도 안 통하고 어떻게 놀아줘야 하나 막막했는데, 그냥 옆에 있어주고 눈 마주쳐주고 반응해주고 웃어주며 같이 있기만 해도 아이에게 도움이 된다는 걸 알고 나니 한결 수월해졌던 것 같네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가정에 새로 태어난 새로운 생명체와의 관계가 시작된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아직 아이가 없는 친구와의 대화 속에서도 주기적으로 만나는 육아 선배 지인과의 대화 속에서 제가 이런 얘기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 모유 수유를 할 수 있는 엄마는 생물학적으로 필수적인 존재이고 그렇기 때문에 아이와의 접촉하는 시간이 아빠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 그래서 더 엄마와 친밀할 수 밖에 없는 환경 속에서 자란다.

아이는 아빠가 가정을 위해서 집 밖에서 노동을 한다는 복잡한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렇기 때문에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기 위해 더 노력하는 수밖에 없어.

근무시간만 하루에 8시간, 사람마다 환경에 따라 통근에 할애하는 시간이 1-3시간이라고 하면 24시간의 반은 집 밖에서, 나머지 12시간 중 6시간은 필수로 자야된다고 하면 나머지 6시간을 가정에서 어떻게 보내는 지가 아이와의 관계에 영향을 미칠텐데.. 그 중에 집안 정리, 빨래, 설겆이 등 살림살이에 식사, 아이들을 씻기고, 본인도 씻고 하는 필수적인 것들 외에 아이와의 친밀함을 키우기 위해서 쓸 수 있는 시간은 굉장히 제한적이다. 아이의 수면 시간도 고려하고 아내와의 소통에 필요한 시간도 고려한다면 더더욱. 야근이나 회식까지 한다면 그 시간은 더 줄어들게 될 거야.

그래서 난 통근시간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선택을 했고 점심시간에도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환경을 유지 중이고... "


2) 훈육으로 사용되는 타임아웃에 대해


당시 가보 마테 박사의 인터뷰가 기억이 나서 최근 콘텐츠를 찾아보니 조던 피터슨에 대한 비평을 하는 유튜브 숏츠를 접했습니다.

- 조던 피터슨의 주장 요약

조던 피터슨은 양육의 주요 목적은 사회에 나가기 전의 아이들이 가정에서 사회에서 용납되지 않을 것들에 대한 교육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아이가 자기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화를 내고 난리를 피면(tantrum) 그걸 스스로 조절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게 훈육의 일환이라고 설명합니다. 잘못된 행위에 대해 따뜻한 행위는 잘못된 인과관계/패턴을 가르칠 수 있기 때문이죠. 체벌이 기피(혹은 불법화)되는 서구사회이기 때문에 Thinking Chair/ 생각하는 의자/ Time-out 타임아웃 등 비접촉적인 격리를 통해 아이들에게 벌을 주는 게 그 예 입니다.

- 가보 마테의 주장

한편 트라우마와 중독 분야의 전문가인 헝가리 출신 캐나다 시민권자인 가보 마테 박사는 조던 피터슨의 접근방법에 대해 이렇게 평합니다.

"많은 육아 전문가들이 화가 난 아이들은 (가족/무리로부터) 떨어져서 혼자 앉게 하고 화가 풀리면 평소와 같이 되면 다시 돌아올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전 굉장히 유명한 사람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자기 책에서 이렇게 말했죠. 화가 난 아이는 혼자 앉아 있다가 정상이 되면 돌아올 수 있게 해야한다고요.

No. 그건 아니죠. 그렇게 했을 때 아이에게 무슨 메시지를 전달하게 될까요?
분노는 정상적인 게 아니고, 만약 우리에게 속하려면 넌 너의 분노를 억압해야 한다- 는 거죠.

분노를 억누르는 것은 트라우마 입니다. 분노가 트라우마 이기 때문에요.
분노는 자연스러운 경계 방어로 '자연'으로 받은 겁니다.
만약 내가 당신의 공간을 침범한다면 나에게 화를 내야하는 게 맞죠. 그건 건강한 분노 입니다. "

인터뷰 원문 [접음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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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lot of parenting expert would tell you an angry child should be made to sit by themselves, but they come back to normal. I am quoting a very famous person here. A psychologist who said this in his book. And Angry child should be sit by themselves so that they come back to normal.

No. What's the message to the child? Anger is not normal.
If you want to belong to us, you have to suppress your anger.

Now, suppressing the anger is a trauma because anger is truama. because anger is given to us by nature, as a natural boundary defense. If I enter your space in a way that threatens you, you better get angry with me. Get out. That's healthy anger.

다른 인터뷰 영상에선 조금 더 길게 설명합니다.


(그런 접근 방법은) 아이를 협박하기 위해 아이와의 관계를 뺏으라는 겁니다.
(친밀함을 거두라는 이야기/멀리하라는 이야기)..
그 협박이 아이가 (부모를) 따르게 하겠죠.
아이가 일시적으로 따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걸 통해 아이에게 가르친 게 무엇인가요?
(부모와의) 관계가 조건적이라는 겁니다.
아이들이 부모 맘에 들 때만 받아들여질 거라는 거죠.
더 나아가 아이들에게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가 안정적이지 않고 신뢰할 수 없다는 걸 가르치게 됩니다.
아이들은 자신이 가장 실망하고 화가 났을 때 여러분이 곁에 있어줄 수 없다는 걸 배운 거죠.

....(중략)....

아이들은 내가 가장 불행할 때가 부모님이 가장 함께 할 수 없는 때라고 배우게 되겠죠.

그게 부모님들이 어떻게 양육해야하는 지 배운 겁니다. 아이들이 울 때 안아주면 안되고 혼자 해결할 수 있게 두라고. 그건 말도 안됩니다. 아이들이 뭘 배우게 될까요? 감정은 중요하지 않다거죠.

그건 아이를 사랑하는 부모가 가르치고 싶은 것과 정반대의 것입니다.


- 가보 마테 박사 'LONDON REAL' 인터뷰 중-

원문[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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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other words that what they're telling you, is withdraw the relationship from the child as a way of threatening the child. And that threat will make the child comply with you. Well, the child may temporarily comply with you, but what have you taught her? You taught her that the relationship is conditional, right? They're only acceptable to you if they please you. Futhermore, you've taught them that relationship are unstable and unreliable.

And they've learned that you're not available for them when they are most upset. because why is he acting out? why is he so mad, tantrum, because they're frustrated about something because they're angry about something because they aren't happy.

And you say to them, when you're most unhappy, that's when I'm least available to you. And this is how parents are taught to parent. Futhermore, parents are taught not to pick up the kids when they're crying. Let them sleep it out. Just utterly obnoxious. .. Because when the child get up, what lesson do they get, is their emotions don't matter. That's the lesson they get. Okay?

Just the opposite of what any loving parent wants to teach.

"감정이 제일 중요하다"는 말엔 전혀 공감을 할 수 없지만, 나름대로의 설득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렇게 종결합니다.

이 문화의 육아심리학은 '안티-아이들'(Anti-Child)'/ 아이들을 반대하는 식이 된 거죠.
So the parenting psychology in thie culture has become anti-child


엄마/부모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 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저 역시 현대 문화의 육아심리학은 아이들 중심이 아니라 부모 중심이 아닐까- 란 생각을 해본 적이 있었기 때문에 이 종결은 꽤 울림이 있었습니다.

3) 조던 피터슨과 가보 마테의 '타임아웃' 에 대한 의견차이 비교

생각해보면 양쪽 다 맞는 말을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조던 피터슨은 행동주의 심리학을 근거로 조건화의 관점에서 아이들에 대한 훈육을 이야기하고 있고, 가보 마테는 트라우마 전문가로서 아이들이 마주하는 그런 상황들을 트라우마로 바라보는 것 같습니다.

훈육에 대한 의견 차이: 조던 피터슨 vs 가보 마테


개인적으로는 가보 마테의 우려하는 것처럼 조던 피터슨의 육아 방법 속에는 사랑이 부재하다거나 감정을 소홀히 해야 된다고 가르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형편과 상황에 맞는 여러 가지 적용 방법 중, 아이의 신경질(tantrum)을 대하는 부모가 무조건적인 수용을 보이면 아이가 그런 행동이 용납될 수 있는 거라고 배우게 되고, 그렇게 될 경우, 아이의 사회 생활(단체 생활), 다른 아이들과의 교류 속에서 문제가 될 수 있으니 그걸 예방하는 차원에서의 훈육의 필요성을 강조한 거라고 느껴집니다.


4) 수면 교육에 대하여


다른 인터뷰 영상에서 가보 마테는 '수면 교육'이 아이 입장에서 어떤 것일지 이야기 한 적 이 있습니다.

가보 마테 박사는 아이가 울면 멈추게 하고 싶은 게 엄마의 본능인데 현대 양육 문화는 그걸 억제하라고 가르친다고 지적 합니다. 그리고 그게 아이의 무의식 속에 트라우마로 자리 잡게 된다는 거죠.
'내가 울어도 내가 엄마가 필요해도 나의 엄마는 반응하지 않는다' 라는 걸 배우게 된다는 거죠.
(그리고 그 트라우마를 나중에 성인이 되어 생기는 중독과 연관지어 설명하기 까지 했던 것 같은데 이 부분은 다시 확인해봐야겠네요)

사실 수면교육의 포인트가 바로 저 "내가 울어도 엄마가 오지 않는다"를 받아들이게 해서 '포기, 체념'하게 하는 거죠. 그래서 점점 우는 시간이 줄어들고, 나중엔 울지 않고 잘 수 있게 된다는 관점인데... 그게 정말 아이에게 좋을 지에 대해서는 저도 의문이 있어 왔습니다.

프랑스식 육아법 이라며 긍정적으로 설명하는 책에선 '아이가 스스로 잘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걸 믿고 아이가 스스로 자도록 해준다" 라고 설명합니다.

서울대 나온 엄마의 육아 유튜브 채널 베이비사이언스에서도 이런 걸 주제로 여러 번 영상이 올라왔었는데, 여러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학계에서도 그런 방식의 '수면 교육'이 아이에게 영향을 미치는 여부에 대해선 의견이 갈린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베싸TV, 과학과 Fact로 육아하기

한편 유튜브 채널 삐뽀삐뽀 119의 소아과 의사 하정훈 님은 부모의 일관성이 중요하다며 '엄마 아빠가 예민하지 않게 반응하는 집 아가들은 잘 잔다'는 사실에 주목시킵니다. 프랑스 수면교육법에 한 표를 던지는 듯한 의견이죠.


5) 영유아의 영상시청에 대하여

인터뷰에선 영유아의 디지털 기기 사용 및 영상 시청에 대해서도 언급합니다.

이하 인터뷰 대역)

가보 마테 (이하 "G"):
만약 제게 당신의 아들 나이의 아기가 있다면 전 어떤 전자기기도 가까이 하지 못하게 할 겁니다.
G: If I had a boy around your kid's age? I would not let them near any device. I wouldn't let them near such device.

인터뷰어 (이하 "I") : 제가 듣기론 실리콘 밸리 CEO들은 보모들에게 핸드폰 등의 어떤 기기도 보이지 않도록 하라고 시킨다던데. 차에 두고 와야 한다고.
I:I heard that's what Silicon Valley CEOs do. They tell their nannies, they are not to SEE any device. You have to leave it in your car.

G: 맞습니다. 우선 스크린 자체는 너무 매혹적입니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낼수록 더 중독적이 되죠. 그래서 아이들을 화면으로부터 떼어내려고 할 때 중독에 대한 보편적인 항의을 볼 수 있습니다 - 격노, 분노 등. 그건 여러분이 중독자와 중독(물) 사이에 끼어들기 때문입니다.
That's absolutely right. First of all, screen themselves are mesmerizing.
And the more time they spend, and they're addictive; when you try to peel off their device, you see typical addictive protest and outrage, anger, all that kind of stuff. Because you're coming between the addict and the addiction.
....
먼저 스크린 자체가 아이의 발달 중인 뇌에 영향을 미칩니다. 아이가 스크린을 보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도파민 수용체(Dopamin Receptor)을 격감시킵니다. 그리고 도파민 수용체들은 나중에 중독의 원인이 됩니다. 보상-동기 회로(Incentive-Motivation Circutory)죠.
First of all. The screen itself afftect the developing brain. The more time the kids spend watching the screens, the more it depletes the dopamine receptors. And the dopamine receptors are the ones implicated with addictions later on. The incentive-motivation circutory of the brain.

그리고 아이는 기계(영상기기)와 애착관계를 형성합니다. 1세~4세 아이들이 자라나면서요.
And the child develops attachement relationship with the machine.
And as they get older - this is about 1~4 years old.


우리가 디지털 미디어에 대해 뭐라고 하나요. 좋은 거라고 합니다. 하지만 섹스도 마찬가지고 술도 마찬가지죠. 하지만 우리는 두살배기에게 술을 주지 않고, 다섯살 짜리 아이에게 성행위를 소개하지 않습니다.
So what we say about the digital media, it's a good thing. But so is sex, and so is alcohol. But we don't give two year old alcohol. And you don't introducte five years old sexual practices.

왜냐구요? 아이들이 그걸 다룰 수 있는 준비가 되어있지 않기 때문이죠.
why? because they are not ready to handle it.

그래서 우리는 아이들이 디지털 미디어 기기를 충분히 다룰 수 있을 때 줘야하죠.
So you give ditigal media to kids when they are old enough to handle it.

언제가 되어야 아이들이 충분히 이걸 다룰 수 있는 나이냐구요? 아이들이 자신들의 감정적 필요를 채우기 위해 전자기기에 기대지 않아도 되는 때에요. 그리고 기기들이 개발된 목적인 정보와 소통 기능을 위해 사용할 때죠.
when are they old enough to handle it, when they don't rely on it to meet their emotional needs. But they use it for the function which they are developed. which is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아이들은 미성숙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애착 욕구는 만족되지 않은 상태에요.
아이들은 디지털 미디어 기기를 통해 자신들의 애착 욕구를 만족시키고 있고
그게 진짜 사람과의 애착을 쫓아내고 있죠.
Kids are immature, and their attachment needs aren't met yet.
They use digital media to meet their attachment needs which displaces real human attachment.

-이상 인터뷰 내용-

※ 인터뷰 내용에 관해 찾아본 추가자료

이 부분은 저희 가정에서도 큰 고민이 되던 부분이라 추가 자료를 찾아봤습니다.

(1) 참고자료: 유니세프Unicef 게시글 "스크린 타임" 영상시청 시간 관련

출처 기사 링크: https://www.unicef.org/parenting/child-development/babies-screen-time

(이하 게시글 자체 번역)


유니세프 기사 에 따르면 아이의 영상시청 시간이 많으면 '집중력 부족(shorter attention span : 집중 가능시간이 짧아짐)' 과 '공감력 저하 (lower empathy)'라는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한 해 4천명 이상의 아기들과 연구를 진행하는 뇌 과학자 파트리샤 (Patricia Kuhl)는아이의 브레인 스캔을 보여주며 이렇게 말합니다.

" 아무리 잘 만들어진 영상을 보여주더라도 배움의 차이는 현저합니다.
실제 사람을 통해 배울 때 그 아이는 천재처럼 배우지만,
기계를 통해서는 전혀 이뤄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WHO는 만 2세 이하의 아이에겐 동영상을 보여주지 말 것을 권장하고, 2-4세 사이의 아이에겐 하루에 한 시간 이상을 보여주지 말 것을 권장합니다.

(1) 영상시청은 아이의 집중력을 빼앗아갑니다 Screen hijack attention spans

아이들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은 집중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그 능력은 환경의 자극에 더 예민한 어린 나이부터 발달하기 시작합니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줄 때 아이들은 단어와 이미지와 목소리를 처리합니다. 지속적인 스크린의 대한 몰두는 아이들의 집중 범위와 중심에 영향을 줍니다.

(2) 영상시청은 아이들의 충동 통제 능력을 축소시킵니다 Screen curtail ability to control impulses

어린 아이들은 '지루함'(심심함)이 필요합니다. 그 시간이 아이들에게 자신의 충동과 짜증을 다스리는 법을 가르치게 하죠. 아이가 만약 지속적으로 스크린(동영상)을 통해 자극을 받는다면, 아이들은 스스로 즐거워지는 법, 다른 사람과 즐겁게 노는 법을 잊게 됩니다. 그것이 아이들에게 불만/좌절을 주고, 상상력과 동기부여에 방해가 됩니다.

(3) 영상시청은 아이들의 공감능력을 감소시킵니다 Screens reduce empathy

연구결과에 따르면 영상시청은 아이들이 사람의 얼굴 표정을 읽는 능력과 친교력 /사교성의 발달을 제한합니다. 이 두 요소는 공감력 개발에 중요한 요소 입니다. Face-to-Face 상호작용만이 아이들이 비언어적 (표정, 행동) 표시에 대한 해석을 배우게 할 수 있습니다.

아이에 대한 무관심이 아이들 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해 연구한 하버드 신경과학자 찰스 넬슨(Charles Nelson)은 얘기합니다.

아이들이 언어를 습득하기 전에 모든 소통은 비언어적이기 때문에 아이들은 표정을 보고 그게 무슨 뜻인지 의미를 유추합니다. "이 사람이 나 때문에 행복한가? 나에게 화가 났나?" 이렇게 아이와 양육자의 양방향 소통은 아이의 두뇌발달에 아주 중요합니다.

만약 여러분이 어떤 상황에 영상시청에 기댈 수 밖에 없다면, 아이들이 보는 콘텐츠의 품질을 관리하시고, 애들이 볼 때 아이들과 함께 소통하세요.

아이들의 어린 시절의 '스크린타임(영상시청)'을 제한 혹은 배제시키는 것의 혜택/장점은 평생에 걸쳐 영향을 미칩니다.

참고자료 (2): BBC 기사내용 (한글번역기사 링크) 중


(1) 미국 소아청소년과 협회 (APP)의 유아 영상시청 지침

  • 18개월 미만 아동, 영상 통화 목적 제외한 영상 기기 사용 금지
  • 디지털 미디어 시청을 고려하는 18~24개월 부모는 고품질 프로그래밍을 선택하고 자녀와 함께 시청하여 아이들이 보고 있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 만 2-5세 아동의 경우 영상 시청은 하루 1시간으로 제한한다. 이 경우에도 부모들은 아이들과 함께 시청한다.
  • 만 6세 이상 어린이의 경우, 규칙적이고 시간 제한을 두어 시청 시간이 수면 및 신체 활동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한다.


(2) 캐나다 소아학회는 좀 더 엄격하게 권고를 하고 있는데,

두 살 미만의 아이들에게 영상 시청은 권장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3)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또한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기 한 시간 전에는 영상에 노출되지 않아야 뇌도 잠자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이상 기사내용)


아빠와 엄마와 놀고 싶고 아빠, 엄마의 관심을 받고 싶은 아이.
그리고 자기 시간이 필요하고 '어른들의 시간'이 필요한 부모님들.
그 시간을 갖기 위해 아이에게 핸드폰으로 영상을 보여주고 있는 장면.

혹은 아이의 손이 닿지 않는 높이에서 핸드폰을 들고 보고 있는 우리.
바닥에서 서서 핸드폰을 보고 있는 엄마 아빠를 바라보는 아이들.

육아에 "지친" 우리 부모님들에게 익숙한 장면일까요.

아이가 부모에게 받고 싶은 관심과 사랑의 대체품으로 우리가 건내준 디지털 기기.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그 디지털기기는 이미 저희들에게도 중독의 대상이기도 합니다.

또 시간이 더 흐르면 우리가 아이들 앞에서 핸드폰을 봤던 것 이상으로 아이들은 우리를 바라보지 않고 핸드폰(혹은 태블릿,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는 미래가 찾아올지도 모르겠죠.
피할 수 있다면 그런 미래는 피하고 싶습니다.
그 때 뒤돌아보면서 '자업자득'이네- 라고 느끼고 싶지 않아요.


2. 가보 마테 박사와 고든 뉴펠드의 공동저서 <아이의 손을 놓지 마라 (Don't let go of your kids)>


돌아보면 1년 반 전에 위 LONDON REAL 인터뷰 영상을 통해서 알게 된 책이 <아이의 손을 놓치 마라> 라는 책입니다. (그 때 이 책 을 사놓고.. .거의 1년 반이 지나서야 읽고 있군요. )

이런 입장 차이가 있는 가보 마테 박사가 자신의 아이 문제로 상담을 의뢰한 대상인 고든 뉴펠드 박사는 '애착이론(Attachment Theroy)'의 대가 입니다.

둘이 함께 펴낸 책인 'Don't let go of your kids (번역서 제목: 아이의 손을 놓지 말라)'도 사서 읽어보는 중인데 직장/육아 일정상 책을 읽을 시간을 내기 어려워, 운전이나 이동 중 혹은 다른 일을 하면서도 들을 수 있는 강연 영상을 통해 저자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봤습니다.

두 가지 강연 영상을 들어봤는데 두 심리학자가 발견한 현대 사회의 육아엔 어떤 문제가 있는 지 살펴 보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그 내용과 감상에 대해 나눠보고자 합니다.

고든 뉴펠드와 가보 마테는 '애착 이론'을 중심으로 현대 사회의 자녀 양육에서 마주하게 되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1) <아이의 손을 놓치 말라> TV 강연과 책 내용 중,



오프닝은 가보 마테 박사가 시작합니다. 본인이 참석한 토론에서 상대편 영아 임상심리학자가 '아이들과의 문제는 예전부터 존재해온 흔한 일이라고 주장했지만 우리의 경험과 직감, 우리가 이 세상에서 보는 것들은 그게 사실이 아니라는 걸 알려준다고 반박합니다.

"사회에서 뭔가 잘못 되었을 때, 한 사회가 생존(survive)하기 위해서 필수적인 것은 적응력(An element of adaptiveness)입니다. 이런 적응은 쉽게 말하자면 우리가 잘 되는 것을 보고 감사하고, 잘 안되는 것들은 찾아서 다른 방법으로 접근하는 거죠. 그게 우리가 계속 해오던 것입니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는 똑같은 것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왕따/따돌림(bullying)이 있으니 이게 효과가 있다는 증거를 보여준 적이 없는 더 많은 Anti-Bullying 프로그램을 적용하고, 조숙하거나 미숙한 아이들에 대해 적합하지 않은 유해한 성적 행위에게 도덕적 설교와 책망이 효과가 없음에도 더 많은 설교와 책망을 하죠.

이 사회에서 부족한 건 실제 '역학/dynmaic다이나믹'이 어떻게 작용하는 지 보고자 하는 열린 태도가 부재합니다. 만약 우리가 문제의 근원을 알고자 하자면 당연히 그 아래 있는 다이나믹에 대해 이해해야겠죠.

하지만 많은 부모들이 받고 있는 조언은 아이들의 성장발달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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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원문 Script: [접음]
NOW WHEN THINGS GO WRONG IN A SOCIETY, WHAT'S NECESSARY FOR THAT SOCIETY TO SURVIVE IS A ELEMENT OF ADAPTIVENESS .

AND ADAPTIVENESS MEANS SIMPLY THAT WE LEARN FROM WHAT DOESN'T WORK, WE SEE WHAT'S NOT WORKING AND WE ARE ABLE TO APPRECIATE THAT IT'S NOT WORKING AND SECONDLY ABLE TO COME UP WITH DIFFERENT APPROACHES TO IT
THEN THE THINGS THAT WE'VE BEEN USED TO DOING.

AND YET, WHEN YOU LOOK AT WHAT ACTUALLY HAPPENS IN RESPONSE TO ALL THIS BAD NEWS, ON A SOCIAL LEVEL, ALL WE DO IS APPLY MORE OF THE SAME.

SO THERE'S BULLYING, ANTI-BULLYING PROGRAMS HAVE NEVER BEEN SHOWN TO DO ANY GOOD WHATSOEVER, WHAT'S THE ANSWER, MORE ANTI-BULLYING PROGRAMS.

WHEN IT COMES TO PRECOCIOUS(조숙) AND PREMATURE(미숙), INAPPROPRIATE AND HARMFUL SEXUAL ACTIVITY AMONGST OUR YOUNG PEOPLE, MORAL PREACHING AND ADMONITIONS AND PROHIBITIONS DON'T WORK, WHAT SHOULD WE DO, MORE MORAL PREACHINGS, ADMONITIONS AND PREACHING.

AND SO ON DOWN THE LINE AND WHAT'S MISSING HERE IS ANY DESIRE OR ANY WILLINGNESS, ANY OPENNESS TO LOOK AT THE ACTUAL DYNAMICS, TO UNDERSTAND WHAT'S REALLY GOING ON, WHAT'S ACTUALLY HAPPENING HERE, BECAUSE IF WE ARE TO ADDRESS THE ROOT OF THE PROBLEM, WE CERTAINLY HAVE TO UNDERSTAND THE UNDERLYING DYNAMICS.

AND SO MUCH OF THE ADVICE THAT PARENTS GET THESE DAYS AND... IS ACTUALLY CONTRARY TO WHAT'S GOING TO DO ANY GOOD IN THE DEVELOPMENT OF THEIR CHILDREN. "

"아이들에겐 자연적인 지향 본능이 있습니다. ...(생략)....모든 종(species)과 모든 사회에서 그랬듯, 자연은 (우리 아이들이) 어른들에게 지향하도록 의도합니다. 하지만 자연은 차별적이지 않죠 (분별력이 없습니다) 곁에 있는 아무에게나 가게 됩니다. 아이들은 그 '지향성'과 그에 따른 감정적 애착을 다른 양육자, 즉 다른 어른들에게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자연의 순리 속에선 절대로 이 지향이 또래(다른 말로 하자면 미성숙한 존재)에게 가지 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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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URE WOULD INTEND THAT ORIENTING INSTINCT TO BE DIRECT TOWARDS THE ADULT, AS IT IS IN ALL SPECIES AND AS IT HAS BEEN IN ALL SOCIETIES, UNTIL VERY, VERY RECENTLY.
HOWEVER, THE ORIENTING INSTINCT IS INDISCRIMINATE. IT WILL GO TO WHOEVER'S THERE.

SO THE CHILD HAS TO BE ABLE TO TRANSFER THAT ORIENTATION AND THE EMOTIONAL ATTACHMENT THAT PRECEDES IT AND GOES WITH IT TO OTHER CAREGIVERS. OTHER ADULTS.

IT WAS NEVER...WHAT WAS NEVER MEANT TO HAPPEN IN THE NATURAL ORDER OF THINGS, IS THAT THIS ORIENTATION POINT SHOULD BECOME PEERS, IMMATURE CREATURES, IN OTHER WORDS.


'지향본능 Orientation Instinct'이란 어려운 단어를 썼는데 그 예를 들어보면 쉽게 이해가 됐습니다.
오리들은 부화하는 순간 제일 먼저 보게 되는 것을 엄마로 인식/각인(imprint)하고 그것을 쫓아다니죠. 그게 어미오리가 있을 때는 엄마가 되지만 어미가 없는 상태에서 부화한 오리의 경우, 그게 사람 혹은 기계가 되기도 합니다. (영상)

개에게 각인한 아기 오리들

생물학자 Jessica Meir의 거위 실험


이렇게 생물들에겐 '지향본능'이란 것이 있는데 그게 인간에게는 부모(혹은 성인 양육자)에게 향하는 것이 자연의 섭리라고 합니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는 사회/경제/문화적 이유로 아기가 어린 나이부터 보육 시설에 맡겨져서 자라게 되는 겨우가 많죠. 그리고 보육시설에서는 보육자 한 명 당 다수의 아이를 담당하는 시스템 속에서 아이가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우리는 아이들을 아주 어린 시절부터 또래끼리 관계를 맺게 합니다.
어떤 때는 Day-care situation (어린이집과 같은 보육시설)과 같이 경제적 이유로 그런 선택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고든이 지적하듯이 우리는(부모들) 우리가 부모이고 우리가 아이들을 사랑하고, 첫 6개월 내지는 2년간 우리가 모든 걸 줬기 때문에 이 관계가 평생 갈 거라고 (잘못된) 가정을 한다는 거죠.
현실은 다릅니다. 너무 많은 경쟁이 일어나고 있어요.

원문 script [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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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WE'RE PUSHING OUR KIDS INTO SITUATIONS WITH PEER RELATING VERY, VERY EARLY. SOMETIMES WE DO IT FOR ECONOMIC REASONS, AS IN THE DAY-CARE SITUATION. BUT AS GORDON POINTS OUT, WE ASSUME THAT SINCE WE ARE THE PARENTS AND SINCE WE LOVE THEM AND SINCE WE GAVE THEM EVERYTHING WE HAD FOR THE FIRST SIX MONTHS OR TWO YEARS, THAT RELATIONSHIP WILL SURVIVE FOREVER.
THE FACT IS, THERE'S TOO MUCH COMPETITION RIGHT NOW.


어린이집과 같은 보육 환경에서는 우리가 정말로 신중하지 않는다면...전 어린이집을 반대하는 게 아닙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건, 만약 우리가 어린이집과 같은 보육시설에서 이런 애착역학 (Attachment Dynamic)에 대해 의식하도록 보장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그런 애착역학을 어린이집에 심지 않는다면.. 보육교사들이 저희 부모들을 대체하고, 보육교사가 대리부모가 될 때.. 만약 보육교사가 단순한 관리자일 때, 아이들은 애착공허 상태에 빠지게 되고 또래아이들을 애착하게 될 것입니다.

원문 script [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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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IN A DAY-CARE SETTING, UNLESS WE'RE VERY CAREFUL, I MEAN, I'M NOT AGAINST DAY-CARE HERE, ALL I'M SAYING THAT IS IF WE DON'T INSURE THAT THE ATTACHMENT DYNAMIC BECOMES CONSCIOUS. AND THAT WE DON'T PUT IT IN PLACE IN A DAY-CARE, SO
THAT WHEN THE DAY-CARE WORKER REPLACES US, SHE OR HE BECOMES A SURROGATE PARENT. IF HE'S ONLY A SUPERVISOR, THEN THAT KID WILL, IN THAT ATTACHMENT VOID THAT'S CREATED, WILL ATTACH TO HIS PEERS.


쉬운 말로 풀자면, '애착 욕구 Attachment Need'가 있는 아이들에게 보육담당자들이 충분한 사랑을 주기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에 아이들은 매우 이른 나이부터 그 '애착 욕구 Attachment Need'를 채우지 못한 상태에서 그걸 채우지 못한 애착 공허 (Attachment Void) 상태에 노출됩니다. 그 결과 또래들을 애착의 대상으로 삼게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가보 마테 박사는 고든 뉴펠드에게 강대상을 넘깁니다.


2) 고든 뉴펠드 (Gordon Neufeld) 박사의 이론

Gordon Neufeld


고든 뉴펠드 박사의 강의는 현재 부모들의 안타까운 상황을 지적합니다.
현대 육아는 'how-to' 와 'know-how'의 기술적인 부분에 집중하면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고, 이런 저런 육아 책을 읽어보고 이런 저런 강연을 들으면서 우리 부모들이 뭘 잘못하는지 찾고 있다며.

처음 들었을 땐 일리가 있다고 느꼈지만 곱씹어볼수록 조금 의아한 이런 비유를 듭니다.

"우리가 배우자와 문제가 생겼을 때, 배우자에게 '생각하는 의자'에 앉힌다거나, '타임아웃'을 주는 등 체벌을 통해서 배우자가 우리 말을 듣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그건 우린 문제의 중심은 '관계'에 있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 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다르죠. 아이와의 문제가 있을 때는 '뭘 해야 되는 지'에 촛점을 두고 방법을 찾는데만 집중합니다. 중요한 건 "관계relationship"입니다. "

(1) 애착 관계의 중요성


애착이라는 한국어가 주는 느낌과 마찬가지로 일반적으로 영어단어 Attachment 가 주는 단어의 느낌도 굉장히 가볍습니다. 하지만 고든 뉴펠드에 따르면 이 애착이 관계의 핵심이라고 합니다.

책의 표현을 빌리면 이렇습니다.

육아의 비결은, 부모가 아이에게 '무엇을 하는가'가 아니라 부모가 '어떤 존재인가'에 있다.
한 아이가 한 어른의 부모 역할을 받아들이려면, 아기가 그 어른에게 강한 집착을 가지고 그와 접촉하며 가까이 지내고 싶어해야 한다. 모든 게 순리대로 라면, 이런 애착은 정서적 친밀함으로 진화하다, 마침내 심리적 친밀감으로 발전한다.

[책임감 있는 어른과 이런 관계가 부족한 아이]는 키우기도 매우 힘들지만, 가르치는 일조차 어려워진다. 애착 관계만이 양육의 적절한 맥락을 제공한다.

육아의 비결은, 부모가 아이에게 '무엇을 하는가'가 아니라 부모가 '어떤 존재인가'에 있다. 아이가 부모와의 접촉과 친밀함을 원하면 부모는 양육자로서, 위안자로서, 인도자로서, 모범으로서, 멘토로서, 혹은 코치로서의 권한을 갖게 된다. 부모와 애착 관계가 잘 형성된 아이에게 부모는 세상으로 모험을 떠나는 홈 베이스이고, 실패했을 때 돌아갈 수 있는 피난처이며, 영감의 원천이기도 하다. 세상의 어떤 육아 기술도 이 애착관계를 대신할 수 없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어떤 존재"인가는 "어떤 걸 하는 존재"인가-와 분리할 수 없는 개념이라고 생각되긴 합니다만, 일단 저자의 말을 곱씹어 봅니다.

성숙한 어른들과 비교할 때 아이들은 훨씬 더 심하게 애착 욕구에 휘둘린다. 어른들도 강한 애착 욕구를 느낄 수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듯이 진정한 성숙은 그런 욕구를 올바르게 다룰 수 있는 능력을 더해준다. 아이들에게는 그런 능력이 없다. ..

많은 부모의 분노와 좌절감의 밑바닥에는 배신감 같은 상처가 깔려 있다. 그러나 우리는 보통 이런 내부 경고를 무시하거나 축소한다. 우리는 이런 문제를 행동장애라거나 호르몬 때문이라거나 '일반적인 10대의 반항'이라고 축소함으로써 불안감을 달래려고 한다. 이런 유사생물학적 설명이나 심리학적 가정들 때문에 공존하기 힘든 경쟁관계의 애착이라는 진짜 문제를 보지 못하게 된다.

호르몬은 언제나 인간의 정상적인 생리적 구성물이었지만, 지금처럼 부모와의 불화를 키우지는 않았다. 화를 부르는 무례한 행동은 늘 보다 깊은 문제의 표면적인 징후일 뿐이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행동을 통제하거나 처벌에 의존하는 것은, 아이들이 왜 그러는지 원인은 무시하고 증상에 대한 처방만 내리는 의사와 다를 바 없다.

아이들의 충동조절 능력은 어른에 비교할 수 없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애착이라는 관점에서의 욕구도 더 크고 절박할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안아달라고 하는 아이의 눈빛과 몸짓은 늘 진심과 전력이 담겨져 있으니깐요.


(2) 애착의 특성

또 애착을 형성하는 여섯가지 방식인 감각(sense), 동질성(sameness), 소유권과 충성 (belonging and loyalty), 중요성(significance), 느낌(feeling), 속마음 드러내기 (being known)을 통해 관계를 형성한다고 합니다.

여섯 가지 애착 형성 방식의 한가지 공통점은 관계를 목표로 한다는 것이다. 발달이 건강하다면, 이 여섯 가닥은 관계를 목표로 한다는 것이다. 발달이 건강하다며, 이 여섯 가닥은 어떤 불리한 환경에서도 친밀감을 유지할 수 있는 튼튼한 관계의 밧줄로 짜인다. 애착이 잘 형성된 아이들은 신체적으로 떨어져 있을 때도 친밀감을 유지하는 여러 가지 방법을 알고 있다. 하지만 모든 아이가 자신의 애착 능력을 깨닫지는 못하는데, 특히 또래지향적인 아이들이 그렇다. 또래지향적인 아이들은 미성숙한 상태에 머물기 쉽고, 정서적 관계에서도 자신의 취약성을 어떻게든 의식하지 않으려고 피한다

그리고 이 애착의 양극성 때문에 서로 경쟁하게 된다고 합니다.

인간의 속성, 특히 아이들과 미성숙한 사람들도 이와 비슷하다. 한 사람과의 친밀감을 추구하는 아이는, 새로운 사람과 사랑에 빠지면 갑자기 이전 애인이 견디기 힘들어지는 것처럼, 그 사람과 경쟁관계에 있는 사람은 누구든 배척할 수 있다. 옛 애인이 변한 게 아니라, 애착대상이 바뀐 것이다.
....(생략)....
정상적인 환경에서 애착의 양극성은 아이를 [키우는 어른] 가까이에 머물게 하는 순기능을 한다. 이것은 흔히 '낯가림'이라는 것을 통해 유아기에 처음 나타난다. 아기가 특정 어른과 강한 유대감을 느낄수록, 애착이 없는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은 더 강하게 거부한다. 당신과의 친밀감을 원하는 아이에게 낯선 사람이 다가온다면, 아이는 그 침입자를 피해 당신에게 기댈 것이다. 이는 순수한 본능이다. 낯선 사람을 멀리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부모는 아기의 이런 태도를 호되게 꾸짖으며, 다른 어른들에게 아이의 '무례함'에 대해 사과하곤 한다.


그리고 저자는 흥미롭게도 성경의 예수의 말을 끌어와 애착이 양립할 수 없음에 대해 설명하려는 시도를 합니다.

예수는 경쟁관계의 애착이 양립할 수 없음과 애착의 양극성을 간파하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무도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 한 편을 미워하고 다른 편을 사랑하든지, 한 편을 존중하고 다른 편을 업신여기게 된다" (마태복음 6장 24절). 또래들에게 충실할 때 아이는 우리 편에 서거나 우리 말을 듣는 것이 옳지 않다고 느낀다. 아이들은 일부러 우리를 배신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자기 본능,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이유 때문에 파괴된 본능을 따르는 것 뿐이다.

음. 예수가 애착이론에 대해 이야기 한 것 같진 않지만 세상의 많은 지혜는 공통분모가 있죠. 대입가능한 거라고 생각하며 곱씹어봅니다.


(3) 현대 문화 속의 어려움


고든 뉴펠드는 문제의 시발점이 되는 현대 사회의 맥락(context)으로 시선을 돌립니다.

우리 문화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봅시다. 개별 부모의 선택과 부모의 실패를 월등히 초월하는 여러 가지 이유는 거대한 사회적 변화를 초래한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역학(dynamics)에 있습니다.

이런 역학(혹은 역동적 변화) 때문에 부모들은 지향점이 되는 위치를 잃었습니다. 우리는 이 정도로 고립된 핵가정 속에서 살아본 적이 없습니다. 이런 인류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죠. 또 두 부모가 같은 집에 살아도 심각한 스트레스 속에서 자주 헤어지게 되죠. 헤어지지 않는 가정도 현대 사회의 경제 상황 상, 두 부모가 함께 일해야 34년 전엔 한 사람이 벌 수 있는 만큼을 벌 수 있죠.

(예전엔) 이런 부적절하고 부자연스러운 집합체인 핵가족을 넘어서 '확대 가족(extended family/조부모, 친인인척을 포함한 가족 )'이 함께 있었습니다. 그 확대 가족 안에선 엄마와 아빠와 또 다른 집 아이들과 다른 어른들이 함께 있었죠. 힐러리 클린턴이 인용한 아프리카 속담처럼 "한 아이를 키우는데는 한 마을이 필요하다" 라는 거죠.

힐러리 클린턴이 그 말의 뜻을 진정 이해했다면, 그녀가 의미하고자 했던 건, 아이들을 키우는 '애착 마을attachment village'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원문script [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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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 WHAT'S HAPPENED IN OUR CULTURE.
WHAT'S HAPPENED IN OUR CULTURE IS THAT, FOR REASONS THAT GO WELL BEYOND ANY QUESTION OF INDIVIDUAL PARENTAL CHOICE, THAT GO WELL BEYOND PARENTAL FAILURE, AND REALLY HAS TO DO WITH SOCIAL AND ECONOMIC AND CULTURAL DYNAMICS THAT GOVERN VAST SOCIAL CHANGES.

MUCH BEYOND THE NUCLEAR FAMILY, WHICH IN ITSELF IS AN INADEQUATE AND UNNATURAL CONGLOMERATION, THERE USED TO BE THE EXTENDED FAMILY. AND THE EXTENDED FAMILY WAS THE NETWORK IN WHICH THE MOTHER AND FATHER WHERE EMBEDDED ALONG WITH THEIR CHILDREN AND THERE WERE OTHER ADULTS AROUND, AS HILARY CLINTON QUOTED THE AFRICAN SAYING, IT TAKES A VILLAGE TO RAISE A CHILD.

AND WHAT SHE WOULD HAVE MEANT BY THAT, IF SHE FULLY UNDERSTOOD WHAT SHE WAS SAYING, WAS THAT IT TAKES AN ATTACHMENT VILLAGE, A VILLAGE OF ATTACHMENTS TO RAISE A CHILD.


이런 사회 맥락상, 우리는 '애착'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한 교육기관과 보육시설에 아이들을 맡길 수밖에 없다는 게 요점인 것 같습니다.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적 변화로 인한 현상중 하나는, 아이들이 일찍부터, 때로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또래들과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자신의 삶에 중요한 어른들보다 다른 아이들과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접촉하며 보낸다. .. (생략) ......사회는 아이들이 아주 어릴 때부터 부모 모두 집 밖에 나가 일을 하도록 경제적 압박을 가하면서도, 아이들의 정서적 욕구를 채워 줄 대비는 하지 않았다. ... (생략) .....

.

우리 사회는 아이를 돌보는 일이 과소평가되고 있고, 보육시설에 대한 지원도 부족하다. 아이와 무관한 사람이 아이의 애착과 지향욕구를 충분히 충족시켜주기는 힘들며, 특히 여러 영아와 유아가 경쟁적으로 한 보육자의 관심을 구할 때는 더욱 그렇다.

부모가 모두 일을 한다는 점이 위험한 게 아니다. 문제는 아이를 보육시설에 맡기는 부모가 애착에 대한 고려를 전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주류 사회에는 보육 교사나 유치원 교사가 부모와 먼저 관계를 형성한 다음, 부모의 소개를 통해 아이와 살아 있는 애착을 키워 가는 문화 관습이 없다. .


이 문제의 핵심은 사회적 변화 자체가 아니라, 그 변화에 대한 대책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과 아이의 양육에 대한 책임을 공유 하기 위해서는 내가 '애착 마을'이라고 부르는 환경, 즉 어른들의 양육 공동체를 구축해야 한다.
......아이들은 보육 시설과 유치원을 거쳐 학교에 들어간다. 아이들은 하루 대부분을 또래들 속에서, 어른들의 중요성은 사라진 환경 속에서 보낸다. 또래지향성을 의도적으로 형성하려고 한다면, 지금처럼 학교를 운영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일 것이다.



(4) 진정한 문제: 또래지향성 Peer-Orientation

가보 마테 박사가 앞서 언급한 '또래지향성'이 이런 현재 상황에서의 주요 문제점이라고 합니다.

사회 전반적으로 애착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부모들이 어쩔 수 없이 아이와 떨어져야 하는데 보육시설에서는 각 아이와 애착관계를 형성할 수 없는 환경 속의 아이들은 그 애착욕구를 서로를 통해 채우게 된다고 합니다.

그렇게 애착의 대상이 부모님이 아닌 또래들로 바뀌면서 그렇게 "또래지향성"이 생기고 이 '또래지향성'이 '부모지향성'을 대체하면서 부모보다 또래들이 더 중요하고 또래들을 더 좋아하는 양육하기 어려운 아이들이 되는 게 문제라고 이야기 합니다.

여기에 대해 책<아이의 손을 놓치 마라>는 이렇게 표현합니다.

또래들이 부모의 자리를 차지하다;
부모의 사랑과 권위를 훼손하는 가장 주요하고 치명적인 경쟁 애착은 점점 더 확대되는 또래들과의 결합이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바는, 양육자에 대한 아이들의 애착이 사라지면서 성장기의 어린이와 청소년 세대에 장애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역사상 처음으로 아이들은 엄마와 아버지, 교사, 그리고 다른 책임감 있는 어른들이 아닌, 결코 부모 역할을 대신할 수 없는 자기 또래들의 지시와 방식, 지도를 따르고 있다. 아이들은 더는 어른들로부터 자극을 받지 않기 때문에 이들을 통제할 수도, 가르칠 수도, 성장을 도울 수도 없다. 대신, 아이들은 자신을 성숙한 단계로 인도할 수 없는 미성숙한 인간들에 의해 자라고 있다. 그들은 서로를 양육하고 있다.

이런 현상을 가장 적절하게 설명하는 단어가 '또래지향성Peer orientation' 이다. 또래지향성은 부모의 양육본능을 죽이고, 천부적인 권위를 갉아먹으며, '전문가'의 조언이라는 매뉴얼에 따라 가슴이 아닌 머리로 부모 노릇을 하게 만들었다.

또래 지향성의 출현

저자는 역사적으로 이런 또래지향성은 자연스러운 게 아니라 이상현상이라고 말합니다.

Psychosocial Disorders in Young People. Edited by Michael Rutter and David J. Smith Chichester: Wiley. 1995.&amp;nbsp;Published online by Cambridge University Press:&amp;nbsp;&amp;nbsp; 02 January 2018

영국의 아동심리학자인 마이클 루터Michael Rutter 경과 범죄심리학자인 데이비드 스미스 David Smith 가 주도한 대규모 국제 연구에 따르면, '아이들의 문화'는 제2차 세계대전 후에 처음으로 나타난, 20세기의 가장 극적이고 불길한 사회 현상 중의 하나다. (주2) 16개국의 대표 학자들이 참여한 이 연구에 따르면, 주류 문화의 수직적 전달이 붕괴하면서 반사회적 행동이 증가했다. 주류 문화와 구분되고 차별화된 아이들의 문화가 부상하면서 청소년 범죄와 폭력, 왕따, 비행도 증가했다.

(중략) 

몇 세대 전만 해도 부모를 가장 중요한 존재로 여겼다. 칼 융Carl Jung은 부모와 아이 사이에서 일어나는 무엇이 아이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 관계에서 결핍된 것이 아이의 인성에 크나큰 상처를 남긴다는 것이다. 이보다 더 두려운 것은, 또래들이 가장 중요한 사람인 어른들을 대신할 경우 또래들과의 관계에서 결핍되는 부분이 아이에게 가장 막대한 영향을 미칠 거라는 점이다. 무조건적인 사랑과 수용, 양육의 욕구, 상대를 위해 분발하는 능력, 상대의 성장과 발달을 위해 희생하려는 마음은 또래들이 결코 채워 줄 수 없는 것들이다. 이런 부분의 결핍은 많은 아이에게 재앙을 불러온다.

- 아이의 손을 놓지마라  中-

개인적인 경험 속에서 느낀 바로는 저에게도 초등학교 시절부터 부모님보다 친구들이 좋았고 부모님과 헤어지는 것보다 친구들과 헤어지는 게 싫다는 감정이 있어왔던 것 같습니다.

어른이 된 지금 그 감정을 돌아보면 너무 이상하지만, 그 땐 왜 그랬을까요. 부모와의 끈끈함(?)은 느끼지 못했지만 친구들과의 끈끈함(?)은 느낄 수 있었던 게 혹시 이런 이유 때문이었을까요.

또래 애착의 탄생원인: 결핍

저자는 말합니다. 또래 애착이 생겨나는 이유가 결핍 때문이라고.
어쩔 수 없는 부모의 부재 상황에 적응하는 방법인거죠.

또래에 대한 애착은 저절로 생겨나지 않는다. 그것은 애착 결핍을 견디지 못하는 무력감에서 생겨난다. 그 결핍은 전통적 유대가 무너지고 아이가 자연적 나침반을 잃었을 때 발생한다. 그런 상황에서 뇌는 대체물, 즉 살아 있는 애착 대상이 되어 줄 누군가를 찾도록 프로그램 되어 있다.

아이가 자연적 애착을 상실한 상태인 애착 결핍은, 그 결과가 너무나 무분별하기 때문에 위험하다. ..
새끼 오리가 부화할 때 어미 오리가 옆에 없으면, 그 어린 생명체는 가장 가까이에서 움직이는 물체와 애착을 형성한다. 아이의 각인과정은 훨씬 더 복잡하지만, 대개는 애착 결핍을 채워주는 첫번째 사람이 나침반이 된다.
그러나 아이는 다음과 같은 중요한 애착문제들을 결코 인식하지 못한다. 즉 나침반이 부모에게 맞추어져 있는가? 양쪽 다 친밀하게 지낼 수 있는가? 이 사람에게 의지할 수 있는가? 이 사람은 무조건적인 애정으로 나를 받아 줄 수 있는가? 이 사람의 안내와 지도를 신뢰할 수 있는가? 이 사람에게 내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는가?


그리고 여러 시설, 특히 종교시설(?) 혹은 단체 내에서도 또래 간의 상호작용이 우선순위 된다며 지적합니다. 아주 당연하다고 생각하던 것에 대한 신선한 의문이었습니다.

사회의 세속화도 애착 결핍을 불러왔다. 세속화는 신앙이나 영적 뿌리의 상실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이로 인해 교회나 사찰, 사원과 같은 애착공동체를 잃게 되었다. 교회에서조차 또래 간의 상호작용이 우선순위가 되었다. 그 예로, 대부분의 교회가 문을 들어서는 순간 가족보다는 연령별로 신도들을 그룹화한다. 유아부와 청소년부, 장년부에 노년부까지 나누기도 한다. 애착의 중요성과 또래지향성의 위험성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연령별로 그룹화 하는 것이 당연하기만 하다. 많은 종교 단체가 본의 아니게 다세대간 결합을 해체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
(P.53)


그리고 저자는 책에서 현대사회에서 문제가 되는 따돌림, 학교폭력에 대해 이 "또래지향성"을 원인으로 설명하며 여러 폐해에 대해 설명합니다.


▶육아: 부모와의 애착을 대신한 또래지향성의 문제점

아이들은 애착을 형성한 대상과 접촉하고 싶어하고 모방하고 그 대상에게 잘 보이고 싶어하는데, 그게 또래가 되었을 경우, 부모는 육아에 필요한 '힘과 권위'를 잃게 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어찌보면 아주 당연한 말이죠. 아이가 부모에게 잘 보이고 싶고, 부모님의 요구를 따르고 싶어 할 때 부모가 아이를 키우기 쉽겠죠. 이런 걸 저자는 애착이론을 통해 아래와 같이 정리합니다.

애착의 역할: 애착은...

(1) 부모와 아이 사이의 위계를 잡아준다
(2) 육아 본능을 일깨우고 아이를 더 사랑스럽게 만들며 부모의 인내심을 키운다
(3) 아이의 주의를 끈다
(4) 아이를 부모 곁에 붙어있게 한다
(5) 부모를 모범 삼게 한다
(6) 부모의 지시를 따르게 한다

그렇네요. 부모와의 애착이 잘 형성되어 '또래지향성' 대신 '부모지향성'을 지니고 있는 아이가 키우기 쉬운 게 당연할 것 같습니다.



5. 맺는 말: 소감 및 총평


전반적인 인상에 대한 요약을 하자면 조던 피터슨은 직접 아이를 키워본 '아버지의 느낌'이고, 가보 마테는 '아이 키우기에 실패한 후 후회하는 아빠'의 느낌, 고든 뉴펠드는 '손주를 키우는 인자한 할아버지의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

가보 마테 박사의 트라우마 중심적 해석으로 보자면 조던 피터슨의 "엄격할 땐 엄격해야 하는", "체벌을 제외하지 않는" 양육법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들긴 했습니다. 하지만 조던 피터슨과 딸 미카일라 피터슨(Mikhaila Peterson)과의 관계를 보면 큰 문제는 없어보입니다. 연령대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이를 온실 속에서만 키울 수 없으니 현실적인 준비를 시키는 게 필요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보편적으로 문제를 잘 지적하면 훌륭한 해결책을 제시할 것 같은 인상을 줍니다. 그리고 그 문제의 원인을 조리있게 설명해내고 일관성이 유지되는 "세계관"을 구축하면 그 해결책에 더 큰 설득력이 생깁니다.

"할아버지" 고든 뉴펠드 박사의 강의를 통해서 또래지향성이 발생시키는 문제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고 느꼈고, 아이와의 애착관계의 중요성, 그 애착의 역할에 대해 많이 배웠지만, 들으면서 가장 마음이 불편했던 것은 "본능"에 대한 어필이었습니다. "자연이 부모의 본능에 모든 걸 준비시켜 두었다" 라는 애매모호한 말로 해결법의 근원이 무엇인지를 설명하는 게 좀 부데끼긴 했습니다.

제 개인적인 삶 속에선 다행히 아이들의 조부모님들이 근거리에 거주 중이셔서 '확대가족'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계십니다. 특히 할아버지, 할머니가 아이들을 좋아하는 것 이상으로 아이들도 두 분을 좋아해서 신기하기도 합니다. 역시 자주 볼 수 있어야 잦은 만남에 정이 쌓여가는 것 같아요.

또 교회 영아부라는 곳에서 다른 부모들과 아이들과 서로의 집에 오고 가며 친분을 쌓고 지내는 것 역시 저자가 말하는 '애착마을'과 비슷하게 운영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공동체라고 생각됩니다.

두 저자가 지적하는 문제점에 대해서는 크게 공감하지만 저자가 제안하는 해결책이 현재의 대한민국 사회에서 적용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약간의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현실적으로 보육시설에 아이를 등록시키기 전에 교사들을 집으로 초대해서 밥을 먹을 수 있을지. 초등학교 이상의 경우는 또 "촌지"를 근절하자는 좋은 취지의 부도덕한 부모와 교사의 관계를 막고자 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는데 부모가 교사와의 관계를 어느 정도 까지 가까이 할 수 있을 지. 저자가 극찬한 프랑스 프로방스 마을 문화를 우리나라에 어느 정도까지 적용할 수 있을 지가 의문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인식 없이 문화 속에 존재하는 문화를 그저 받아들이는 것 역시 거부감이 들기 때문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아이와의 애착관계에 좀 더 주의하며 살아가야겠죠. 책을 읽어봄으로서 무지했던 영역에 대해 의식하게 된 것만 해도 큰 수확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어린 저희 집 아이들과 직접적인 영향이 없을 것 같은 부분들에 대해서는 지면(?)을 할애하지 않았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직접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아서 링크 남겨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