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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N-OFF: 사랑에 대한 오해

Q. 결혼 전엔 꼭 같이 자보고 살아봐야 하나요? (혼전동거와 이혼율의 상관관계)

결혼하기 전에 잘 맞는 지 알기 위해 동거라는 선택을 고려하시는 분들 계신가요?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그게 부끄럽나요? 선진 서구사회에선 이미 보편화 됐는데..' 라고 생각하시나요? 
 

이미 사랑하는 이와 동거를 하고 있으신 분들에게 굉장히 불편한 글이 될 수 있겠지만, 결혼의 전단계로 동거를 고민하는 분들께는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 하기에 요즘 트렌드와 다른 흐름의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1. 통계가 말하는 동거와 결혼 


우리보다 동거 문화를 먼저 받아들이고 실행에 옮긴 사람들이 많은 미국의 과거 데이터/통계자료를 요약한 걸로 얘기를 시작해볼께요. (이하 본문 중 발췌 )

 

팀 켈러, 결혼과 문화 (1부-上) (Marriage and Our Culture 中)

오늘은 이 글을 통해 결혼에 대해 팀 켈러 박사는 뭐라고 하는 지 나눠보고 싶습니다. 지난 글에서 목록에 있는 설교를 다 듣고, 4개 정도 받아적어둔 상태였습니다. 어떤 순서로 나눠야 좋을까

bitl.tistory.com


"결혼이 막대한 변화를 거치고 있기 때문에.. 지난 20년간 결혼에 대한 연구조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And partly because, marriage is going through SEA changes, there is a lot of research being done, in last twenty years on marriage.


여기에 여러분이 흥미있을만한 내용이 있습니다.

Here’s some interesting things you may find interesting.


(1) 혹시 결혼 전에 동거를 하는 사람들이 결혼 전에 동거하지 않는 사람들보다 더 이혼을 하기 쉽다는 걸 (더 자주 이혼한다는 걸) 알고 계셨나요?

Did you know, those who living together, before marriage, is more likely to divorce, than who don’t live together before marriage. Did you know that?


그리고, 대부분 동거는 결혼으로 이어지지 않아요.

Oh by the way, most cohabitations don’t lead to marriage.


대부분의 동거는 결혼으로 이어지지 않고, 동거 후 결혼을 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는 사람들보다 이혼의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So most cohabitation don’t lead to marriage, and people who get married after cohabitation are more likely to divorce, thatn the people who have not.

(2) 보편적으로 (인간/연인) 관계 속에서 섹스가 빨리 소개(진행?)될수록, 그 관계는 깨지기 쉽고, 실패하기 쉽습니다.

Secondly, in general, the earlier, in a relationships, the sex is introduced, the most likely to break up and fail.


어떤 사회과학자들은 이런 두 가지 팩트/사실이 젊은 층의 생각과 큰 편차가 있다고 말합니다.

Some social scientists have actually said, those two facts are at such variance in what most young people believe.


대부분의 젊은 사람들은 이걸 믿지 않습니다.

Most young people do not believe that at all.


사회 과학자들은 왜 이렇게 사람들의 믿음/생각과 실질적인 현실과의 편차가 큰 지를 이해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Social scientists actually struggle, trying to figure out how it is, that’s the reality on ground, and yet, completely in variance with beliefs.


대부분의 젊은 사람들은 동거가 좋다고 믿고 싶어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또, ‘잘 맞는 지’ 알기 위해선 섹스를 하는 것이 좋다고, 그들은 그렇게 믿고 싶어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You have to say most younger adults, want to believe that the cohabitation is better. And that having sex is neccessary to figure out compatibility, they wanna believe that, but the facts of the matter is, that’s just not true.


그리고 그걸 믿지 않고 싶어하기 때문에 그들의 패러다임에 맞지 않는 증거들은 필터링해버리죠/ 걸러버리죠.

And they want to believe it so badly, they just fitler out all, the evidence that doesn’t fit their paradigm.

이건 아주 큰 괴리 입니다.
It’s a really big disconnect."


2. 결혼 전 우리가 느끼는 것들에 대해

한국은 제도상 한 사람과만 결혼할 수 있도록 허용합니다.
분산투자가 현명하다는 게 상식인 요즘 세상에 '올-인'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그 도전, 결혼.

내가 선택한, 날 선택한 한 사람과 평생 살아야한다는 두려움에 미신을 믿지 않던 사람도 사주를 보곤하죠.
재미로 보는 거라고 스스로를, 또 상대를 속이며.

불안함이 이해가 안되는 건 아닙니다.
사실 미래에 대해 가장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불확실성' 입니다. 이게 팩트.

아무리 오랜 연애기간을 통해 그 사람을 알아보고, 시험해봐도 사실 그 사람과 '결혼'을 해보기 전까지는 모를 수 밖에 없죠.

영화를 봐도, 드라마를 봐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생활은 뭔가 엄청 합리적이고 낭만적인 결혼의 전단계로 그리잖아요?

자, 여기서 잠깐만요.
같이 살아보지 않으면 어떨지 모르겠으니깐 같이 살아봐야겠다고 결정하는 게 얼핏보면 타당한 추론 같지만, 잠시 결혼은 뭔지, 동거는 뭔지 그 차이점에 대해 생각해볼께요.

 

3. 동거와 결혼의 차이

동거는 쌍방이 동의하고, 지낼 곳만 있으면 실행가능하죠.
주거비용이 절약되고, 데이트비용이 일부 절감되고, 둘만의 공간에서 서로를 마음껏 즐길 수 있죠.
하지만 언제든 그만둘 수 있습니다.
"네가 싫어졌어" , "다른 사람이 생겼어", "지겨워졌어" 부터 "그냥..." 까지 어떤 이유를 대고도 그만 둘 수 있습니다.

결혼은 어떤가요? 시작도 소란스럽고 끝내는 것도 만만치 않아요.
더 많은 걸 준비하고 투자하고 법적구속력이란 것도 생기고...

어떻게보면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건 다들 느끼고 계실 것 같아요.

"끝낼 수 없는 것(혹은 아주 어려운 것/끝내면 안되는 것)"을 예습해보기 위해 "쉽게 끝낼 수 있는 것"을 해본다?...


형편없는 비유를 만들어보자면...
"5성급 호텔 요리사가 되기 위해 - 패스트푸드를 매일 사먹는다."
이 문장만큼이나 본질적으로는 다른 목표를 위해 무관한 연습을 하는 건 아닐까요?

결혼은 죽을 때까지 헤어지지 말자는 감정을 초월한 약속을 바탕으로 하는건데,
동거는 "살아보고 아님 말고" 라는 소비주의적 접근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헤어지지 않는 걸 연습하는 게 아닌 "헤어지는 걸 대비하는 연습"에 불과할 수 있어요.

동거가 결혼에 도움이 된다면 "동거 후 결혼한 부부의 이혼율이 훨씬 낮았다" 라는 통계가 나와야겠죠.
혼전동거의 무효성이 사회과학에서 드러난 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혼전성관계 역시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어른들의 세계에선 섹스라는 외래어로 쿨하게 사용되는 경우가 많으니 이 단어를 쓸게요.

이런 비유는 어떨까요?

세상에서 누가 먹어도 정~말 맛있는 나라의 요리가 있다고 가정해볼께요.
근데 그 나라의 요리는 한가지만 있는 게 아니에요.
그리고 왠지 모르겠지만 그 세상에선 옛날부터 한 사람에겐 한 요리만 선택할 수 있다는 규칙이 오랫동안 전해내려져왔어요.
누가 먹어도 맛있는 나라의 요리가 있는데 제일 맛있는 요리를 골라보겠다고 고르기 위한 쇼핑. 사전조사.
그게 혼전섹스인 건 아닐까요? (대상이 요리라는 게 아니라 섹스라는 행위를 통해 느끼는 걸 요리로 비유해봤습니다.)

"그 순간 만큼은 하나가 된 것 같았다" ... 고 표현되던가요...
그건 원래 모든 면에서 하나가 될 두 사람, 부부를 위해서 준비된 행위여서 일지도 모르죠.

"음식을 먹는 것과 같이 욕구에 대한 해소이다. 식욕과 성욕은 다를게 없다" ?

거짓말에 속지마세요.
먹은 음식은 필요한 영양소가 흡수된 후 배설되어 나갑니다.

섹스는요?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을 주기도 하고 다른 방법과는 차원이 다른 친밀감을 느끼게 합니다. 
생명을 만들기도 하고, 여러 사람과 무분별하게 할 경우, 성병이란 전염병을 주기도 해요.

잠시 이성적으로 생각해봐요, 우리.
성욕이 식욕처럼 자연스러운 욕구이자 자연스러운 행위라면 ... 
왜 그 행위를 통해 소중한 생명을 만들어낼 수 있고, 왜 문란한 관계를 통해서는 무서운 병을 얻을 수 있는 걸까요?

 

식욕은 다양한 음식을 통해 다양한 영양소를 섭취할 때 건강해집니다.  

개인의 성욕은요? 다양한 사람을 통해 만족시키면 병이 걸리거나 인생이 망가지겠죠. 

 

C.S 루이스라는 작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식욕의 남용은 과식이란 것도 존재하지만 그 피해는 소화불량에 한정되고, 만약 성욕을 식욕처럼 만족시키면 짧은 기간 안에 마을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 마을의 사람들은 행복하기 보다 무책임한 사람의 '피해자'로 구성되어 있겠죠. 

 

From <Sexual Morality by C.S. Lewis Doodle (BBC Talk 14, Mere Christianity, Bk 3, Chapter 5) > 출처: 유튜브 채널 CS Lewis Doodle


신, 도덕, 이런 개념을 적용시키지 않더라도 의아하지 않나요?

그리고 그렇게 "내 일부가 된 것 같았던 그 사람"이 떠나게 되면 찢어질듯한 아픔이 없던가요?
원래 하나가 될 사람들을 위해 허락된 특별한 행위여서라고 생각되진 않나요?

몸으로 하는 많은 것들은 당연히 개개인의 인체의 특성에 영향을 받겠지만, 악기를 다루는 것도, 운동을 하는 것도 연습을 통해 잘하게 되는 게 당연하죠. 천부적인 재능이 있더라도 시간이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결혼 첫날부터 처음부터 잘하고 싶어서 다른 사람들과 연습한다?
...

다시 한 번 생각해봐요.
그게 정말 내가 평생함께 하고 싶은 그 사람을 기쁘게 할 수 있을 연습일지..

결혼은 약속을 잘 지키는 연습이 필요한 건데
(동거는 궁극적으로는) 약속을 어기는 연습을 하는 게 되는 건 아닐까요?

통계자료에서 반영된 건 그런 건 아닐까요?
.. 

 

4. 연애와 중고차 구매 

 

'더 좋은 사람이 나타나면 난 이 관계를 버리겠다'
'이 관계 속에서 힘들면 그만 둘 수 있는 탈출구를 열어두고 싶다' 

...

그리고 그런 '어중간한 결심'과 '어중간한 결단'은 본질적으로는 

결국 상대방을 '테스트-런' 할 수 있는 소비재(예: 제품, 중고차) 취급을 하는 것과 다를 바 없게 되는 거죠. 

 

중고차 판매사업자인 케이카(KCar) 3일 동안 타보고 환불할 수 있는 옵션은 중고차 구매에 획기적인 선택지였습니다.  정직한 사업자도 있겠지만 사기를 당하는 경우도 워낙 많다보니 '리스크'를 낮추기 위한 좋은 광고 포인트가 되었었죠. (실제로 저도 그래서 여기서 차를 ...) 일단 결재해서 홈서비스로 수령한 후, 정비업체에 가져가서 문제가 없는 지 더블체크를 하는 거죠. 

근데 '이 사람과 어떻게 될 지 몰라서', '이 사람이 어떤 단점을 가지고 있는 지 몰라서', 그 리스크를 헷지하고 싶은 마음에 동거를 '결혼의 '체험판' 이라고 생각한다면 어떨까요? 

 

함께한 시간과 정서적 유대감이 끝나는 시점에 [100% 환불] 이란 게 존재할까요? 법적 기록이 남지 않기 때문에 100% 환불 한거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요? 

 

냉철하게 말하면 그 사람을 사랑한다고 하지만, '미지의 영역'에 대한 '두려움'과 '미래에 대한 리스크'를 극복할 만큼 그 사람을 사랑하진 않는 게 될 수 있겠죠. 법적으로 묶일 정도로 그 사람에게 헌신하고 싶진 않은 것일수도 있구요. 

 

"함께 호텔을 가는 사이"에서 호텔비를 줄이려고 한 집에 사는 건, 절대로 많은 증인들 앞에서 결혼 서약을 하고 법적인 구속력을 가진 사이가 되어 함께 살 집을 구하고 삶을 시작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성격의 일입니다. "우리 이제부터 동거할거에요-와서 축하해주세요" 하고 친구들과 친척들을 다 모아서 축하 해달라며 초대장을 보낼 수 있을까요? 

 

개방된 가정환경과 철학이 있는 '힙한' 부모님들의 동의 하에 그렇게 하는 커플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서로에게 법정 보호자, 피부양자, 아이의 부모가 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가지고 살아가는 책임감은 같지 않다고 보는 게 훨씬 자연스럽겠죠. (굳이 그런 구속력 때문에 더 아내에게 잘하고 아이들에게 잘하게 되진 않겠지만, 아무렇지 않게 떠날 수 있는 존재는 아무래도 더 가벼운 존재일수 밖에 없습니다.) 


좀 더 "인간적인" 비유를 해도 스포츠 에이전시 시장 정도가 될 뿐 입니다. 

구단주가 얼마를 투자할만큼 퍼포먼스가 나올 만한 '선수'인가를 알아보기 위해 '트라이 아웃( try out)' 해보는 게 될 수 있겠죠.  3주딜, 10개월 딜, 2년 계약 ... 

 

[결혼]을 한 팀에서 드래프트 되어 은퇴할 때 까지 부상을 당해도 월급을 주고 치료해주고 재활을 도와주는 계약이자 모든 선수생명을 한 팀에 바치는 걸로 비유한다면 (연봉이 어떻게 되더라도),  [동거]는 한 시점에서 최고의 몸값을 받는 '맥스딜 Max Deal'이라고 해도, 선수 가치가 없어지면 바로 트레이드 할 수 있는 권한을 구단주가 보유하는 계약관계에 불과할 뿐입니다. 

 

평생 한 팀에서 뛴 레이커스의 코비 브라이언트; vs 역사상 최고로 많이 트레이드 당한 트레버 아리자

※원래 마이클 조던을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니 조던은 나중에 은퇴 후, 자신이 구단주가 된 워싱턴 위저드에서 뛰었던 이력이 있었네요;; 


5. 데이터 해석에서 보이는 기자의 철학 개입

 

이런 관점이 '올드'하고 '케케묵은' 거라고 '느끼는 것'과 별개로.....사회과학적 통계자료가 '결혼'과 '동거'에 임하는 두 사람의 철학적 차이를 드러낸다는 걸 부정하고 싶은 부류의 사람도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결혼을 중요한 것이라고 보수적 가치관이라고 보는 정치적 집단 혹은 그런 사상을 공유하는 부류의 사람들이 아마 그렇겠죠. 

 

그리고 그런 사람들은 아마 다른 방식의 통계를 얻어내서 다른 결과를 뽑아내고 싶어할 겁니다. 사회학의 통계의 한계는 유연하다면 '유연할 수 있으니깐요'. 

 

(1) 아래 2019년 신문에선 '동거-결혼' 부부 10년 내 이혼율 41% 라는 데이터를 이야기하죠.

 

▶ 동거 후 결혼한 부부의 10년 내 이혼율은 41%

 

별다른 해석을 더할 필요 없이 그냥 데이터 입니다. 데이터 자체가 연관성을 추론할 수 있는 공간을 남겨주죠. 

 

 

 

(2) 반면 아래 2018년 서울신문 기사의 경우,  이혼율이 46.3% 라는 통계수치를 인용한 후, 감소하고 있는 이혼율 (객관적인 데이터)의 원인에 대해 "전문가" / "관계자" 추측적인 해석을 더해 본인의 논점을 전달합니다. 

 


그래서 이런 기사를 읽으며 접하는 데이터를 바라 볼 때 한 번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질적, 철학적 차이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거죠. 

 

결혼을 마주하는 진지함의 차이, 약속을 바라보는 삶의 철학의 차이가 통계에 드러난 거다 라고 해석할 때, 데이터가 보여주는 혼전동거 경험이 있는 부부의 이혼율에 대한 해석은 일관성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그런 철학적 차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추측적 해석으로 "결혼에 신중해져서 이혼율이 낮아졌다"라고 말하는 건 결혼과 동거에 임하는 사람들의 정서적/철학적 차이와 상반됩니다.

 

그저 과거 통계데이터가 이미 뒤집어버린 "결혼에 신중하기 때문에 동거를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라는 전제를 인용했을 뿐이죠. (그 전제는 증명된 바 없습니다. 철학적으로도 일관성이 없는 주장이구요)

 

동거를 선택하는 사람이 결혼을 두려워하는 건 맞겠죠. 하지만 "난 평생 너랑만 동거할 거야"라고 생각하며 동거를 시작할까요? 동거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이번 연애 속의 동거가 실패한 후, 다른 연애 속에서 동거를 시도할 확률이 더 높다고 보는 게 더 자연스럽겠죠. (그들은 그게 '합리적인 테스트-런', '체험 기간'이라고 생각하니깐요.) 

 

[결혼이 절대 지켜야하는 약속]이라면 동거는 필요와 상황의 변화에 따라 "철회"할 수 있는 일시적 약속입니다.

결혼이 원칙적으로 종신직이라면 동거는 무기계약직이고 해고에 앞서 두 사람의 개인적 감정, 혹은 개인적 상황이 가장 우선시 될 수 밖에 없고 그렇기 때문에 더 쉽게 끝날 수 밖에 없습니다. 아무도 그 "끝"을 연습하기 위해 동거를 선택하진 않겠지만 그렇게 되지 않을 확률이 훨씬 높은 게 ..연약하고 이기적인 인간의 성향이니깐요. 

 

그런 성향을 이기기 위해 "깨기 어려운 약속"으로 나를 묶고, 상대를 묶음으로서 평생 함께 하는 사이가 되어 가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6. 결혼과 연애의 차이 

아무리 연애 기간이 길더라도 결국 결혼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거죠. 

공인간의 공개연애도 마찬가지에요.

앞으로 좋은 친구이자 동료로 남기로 했어요.

모두에게 알려진 관계도 이런 말 한 마디로 종결할 수 있는 게 연애이죠. 

 

상대를 향한 책임감과 구속력이 존재하는 결혼과는 무게가 다릅니다. 

 

결혼이라는 현실 속에서 결혼 하지 않았다면 "힘드니깐 우리 그만하자. 헤어지자" 라고 말하고 "편해지고 싶은 욕구"를 마주할 일은 분명히 찾아옵니다. 그리고 그 약속 안에서 사랑이 더 강해지고 튼튼해지기도 하구요. 

 


마무리가 어려운 글이 되었습니다만, 혹시 이 글을 읽고 생각이 달라지시는 분이 계시다면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편 이미 동거 관계 속에 계신 분들이나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정말 사랑하는 사람과 동거하고 계시는 분이라서 마음이 어려워지시는 분이 계시다면 그 마음의 불편에 대해서는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구요.  "우린 달라"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죠. 인간관계를 일반화하는 건 어렵기도 하고 위험한 일인게 사실입니다.

진심으로 두 분의 관계는 다르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 사랑이 변치 않는 약속이 되길 기원합니다.